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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산다는 것.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산다는 것.





1998년. IMF 가 터졌을 때, 저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IMF가 무엇인지 잘은 몰랐지만, 여하튼, 집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게 했던 원인이었다고 어렴풋이 짐작했습니다. 다니던 학원을 모두 끊었고, 그래도 방이 3개였던 집에서 방이 2개인 집으로 이사를갔습니다. 그 즈음에 어느 방송사에서인가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 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었습니다. 학교 옥상에서 중고등 학생들이 마구 소리를 지르며 속마음을 털어놓는 프로그램이었지요. 가족끼리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그 때 어머니가 말씀하셨었지요., '지금은 힘들어도, 우리 ㅁㅁ이가 대학생이 될 때 쯤이면 우리 집도, 나라도, 다시 나아져있을거야. 저 애들봐라, 어쩜 저렇게 웃기니. 신세대는 신세대인가봐.'

2000년. 밀레니엄 버그 이야기가 하루아침에 우스갯소리가 되었던 때. PC방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중학생이 된 저는 초창기 포탈에서 야한 사진을 찾아보며 낄낄대기도 했고, 친구들과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그 때가 아마 스타리그가 생길 즈음이었을 겁니다. 스타리그에 열광하는 모습이 뉴스에 '신세대의 이색적인 모습' 으로 소개되고, 또 반대로 이따금 게임 때문에 모방범죄를 저지른 청소년 기사가 뉴스에 보도되면서, 저희는 본격적으로 '컴퓨터, 인터넷 세대' 가 되었습니다. 뭐 어찌되었던, '무언가 색다른 세대' 취급을 받았었지요.

2002년에는 월드컵이 있었습니다. 컬러 핸드폰이 막 보급화된 시기였고, 학교가 월드컵 보라고 수업을 쉬기도 했던 시기였습니다.
조금 시끄러웠던 아이들은 아예 길거리 응원을 나서기도 했었습니다. 뉴스에는 저희의 형누나 또래였던 당시의 고등학생들의 응원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보도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있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반미시위 지켜본다고 나갔다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건, 당시는 촛불시위가 처음으로 시작된 시기였고, 우리 또래의 아이들도 많이 참가했습니다. 우리는 나름, 역시 주장 뚜렷하고 똑부러진 '신세대' 라고 불렸습니다.

2005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수능과 겹쳐 논술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시기였지요. 인터넷 강의도 많이 활발해졌습니다. 컴퓨터로 EBS 수능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저녁에는 논술학원에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수능에 논술에, 이래저래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많구나- 하고 잠시 억울해하기도 했던 시기였습니다.

2008년. 철원에서 포병으로 복무하던 상병이었습니다. 석식먹고 내려와 내무실에서 뉴스를 보는데, 미국의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일주일마다 보던 뉴스에서는 기사마다 세계 경제의 추락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코스피가 반토막나고, 실업율이 급중했다고 합니다. 문득 어릴 때의, 분위기 안좋았던 우리 집이 떠올랐습니다. 내년이면, 전역이고, 복학인데, 어떻게 공부해서, 어떻게 취직을 해야하나- 하고 걱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즈음에 책 '88만원 세대'가 나왔습니다. 군대 가기 전만해도, '신세대' 'Y세대' 라고 불리던 우리는 갑자기 '88만원 세대' 가 되었습니다.

2009년. 저는 대학에 복학했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전의 동아리 선배들은 바쁘게 인턴 생활을 하고 있거나, 아예 취직을 미루고 대학원에 가 있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여자친구도, 원하던 회사가 올해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는다면서,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1학년 때 함께 '위닝'을 즐기곤 했던, 재수생 출신의 같은 학번 형은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을 시작했습니다. 경영대 등록금이 380만원. 지방에서 올라왔기에 자취비까지 합치면 집이 휘청거린다며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게시판을 총학생회의 정치선언 대신 공모전 포스터가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혜화동의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갔던 고등학교 때 친구는 9급 공무원을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야, 학교도 좋은데 갔으면서 왜?'. 그녀가 말했습니다. '너 아직 세상을 모르는구나?' 

그리고, 어느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영결식이 있던 날, 오전부터 수업이 있었습니다. 빠진 사람은 많이 없었습니다. 수업 모두가 상대평가이기에, 결석 한번도, 학점을 떨어뜨릴 수 있었습니다. 학점이, 계절학기 비용이 무서워서 저는 그저 묵묵히 수업을 들었습니다. 영결식이 끝나고 이어서 서울 시청광장에서는 전경과 시민의 소요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도서관에 있었습니다. 토익 공부도 해야했고, 공모전을 위한 팀플도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저희는 '신세대' 가 아니라, '현실에 찌든, 자기 주장도, 정치적 의사도 없는, 희망도 없는 멍청한 88만원 세대' 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조용히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따라왔습니다. IMF 때는 어머니 따라서 금모으기 운동에 갔었고, 월드컵 때와 여중생 장갑차 사건 때는 촛불시위도 했었습니다. 그 때 저희는 기특한, '신세대' 였습니다. 사람들이 '신세대' 답다고 했습니다. 글을 쓰고,자기 주장 논리있게 펴야할줄 알아야 대학 간다고 해서 논술을 공부했고, 수능이 끝나고도 논술수업 받았습니다. 군대도 잘 갔다왔습니다. 2년 사고 안치고 잘 돌아왔습니다. 취업하려면, 인턴쉽은 기본이고, 공모전도 해야한다고 합니다. 봉사활동도 해야하고, 어학연수도 갔다와야 합니다. 저도, 제 친구들도, 선배도, 후배도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주변이 조금 시끄러웠지만, 학점 잘 받고, 취직해야 제 앞길도 열리고, 부모님에게도 폐 안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공부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88만원 세대가 되었습니다. '줏대없는, 스펙만 쌓는 멍청한 20대'가 되었습니다. 저희 잘못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저희는 요구하는대로 열심히 했는데. 그래서 칭찬도 많이 받고 했었는데, 재미있고, 당찬 '신세대' 라고 불렸었는데..

근데 갑자기 왜?...

.....







대학생, 20대, 20대개새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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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참 많은걸 했었네? by 쓴귤
# by 프라나비 | 2009/06/13 00:00 | O.pinion | 트랙백(3) | 핑백(2)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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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ack of Remo.. at 2009/06/13 10:00

제목 : 시키는 대로 했으니까....란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산다는 것.요즘에 20대가 어쩌니 하는 말에 대해 20대들이 반론을 제기하고들 있는데,일단 저는 30대 그것도 거의 40을 향해 가고 있으니 영락없는 윗세대임을 밝히고,하지만 91학번이니 386세대에도 해당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90년대 학번은 이전과는 달리 학생운동에 소극적이었음)일단, 하라는 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뭐라고 하냐....는 질문은 의미없습니다.하라는 대로 하고 산 것이 꼭 잘못은 아니지만, 잘한......more

Tracked from 글쟁이의 글노트, at 2009/06/13 19:46

제목 : 참_ 기분이 좋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산다는 것.대한민국에서 현 시대에 이십대로 산다는 것은_ 눈물 나올만큼 각박한 삶이다. 나 또한 중학교 때에 IMF를 맞아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았고, PC방과 월드컵에 열광하면서 살았고_ 육차 교육과정의 마지막 세대로써, 피터지게 공부도 해봤고, 대학교에 가서 멋모르고 놀다가 정신차리고 군대에 와서 사회에 조금 멀어졌었고, 다시 가까워지는 중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많이 들어 안다. 내 동기들과 친구들, 그리고 그토록 놀......more

Tracked from www.PYOUNGWO.. at 2009/06/14 06:39

제목 : 이십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이십대를 위키에서 검색해 봤다. ('20대'로 검색했다.) 20대는 성인기가 시작되는 기간으로 20세에서 29세까지의 인생의 기간을 가리킨다. 이렇게 나오드라. 그러니깐, 1980년 부터 1989년까지의 출생자들이다. 근데, 한국나이는 엄마 뱃속에서 한살 더 먹고 나오니 한살씩 더해서 81년 부터 90년까지라 할 수 있다. (80년생은 30대다. 빠른 80년도 예외없다.) 그런데, 이렇게 묶은 20대에는 '날 봐 귀순'을 부른 아이돌 그룹 백뱅......more

Linked at P to P by.... : .. at 2009/06/13 20:45

...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산다는 것.흠.. 마지막 신문 칼럼을 보니 울컥하네요........흠 간혹가다 저렇게 남들에게 독설을 쏟아붓고 그럴싸한 말을 지껄여놓으면 굉장이 멋있어 보인다고 하 ... more

Linked at grimsk의 블로그 : 20대 at 2009/11/03 12:41

... http://blog.naver.com/djelfgnfu/20057474849http://returnso.egloos.com/2407532http://press.cnu.ac.kr/news/?news/view/id=5512뭐지 임시저장되어있는글 ... more

Commented by 지현 at 2009/06/13 00:26
링크해두신 칼럼 보고 울컥했어요 ㅠ..

-_- 일단 다른 건 다 둘째치고
제목부터 맘에 안 드네요;
"네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남의 희망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나 잘 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하고 싶어지는군요- -
Commented by snao at 2009/06/13 06:29
저도 그게 의문 입니다. 나라에서 원하는 레일위를 충실히 성실하게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저에게 남은건 대졸 백수. 이태백. 이런것 밖에 없더군요.
링크된 글은 저도 맘에 안드는 군요. 아마 울컥하신 맘에 링크하시고 글을 쓰신 거겠지만...
링크된 글은 뭐랄까 20대를 저주 하는 글로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너희들은 실패했고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 하는 식의 저주... 욕나오는 군요
Commented by . at 2009/06/13 07:33
계속 저런말을 듣고 싶다면 그대로 살아라라는 의미의 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전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Commented by 오시라요 at 2009/06/13 10:52
각자가 꿈을 가지고 그 꿈에 맞춰서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한거라 생각합니다. ...
저 말 듣고 울컥해버리면(저도 울컥했지만 ㅡㅡ;) 그렇게 해서 절망하면 지는겁니다. ...
Commented by 구스 at 2009/06/13 11:57
실은 울컥하게 만들어 뭔가 적극적인 20대가 되라는 그런 의도로 쓴 글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이죠.
Commented by 프라나비 at 2009/06/13 12:00
그렇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까는 글 같더라고요. 주장을 보니 그런 저의를 가질만한 사려깊은 분도 아닌 것 같고. 욕먹고 분노해서 각성을 하는건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 일이지요. 사람은 아무래도 격려와 칭찬에 긍정적 피드백을 받는 법입니다. 안그래도 취업이나 학점, 등록금 문제에 관해서 부정적 피드백을 팍팍 받고 있는데 거기에저런 욕까지 들어온다면. ... 할말 없지요.
Commented by ... at 2009/06/13 14:05
그건 정말 '개인적'인 해석 같네요 ;;

신나게 후레자식이니 이제 10대로 갈아탈거니 저주를 퍼붓고는
'사실 니들 힘내라고 한 소리야^^ 형 맘 알지?'
하면 퍽이나
Commented by 그냥남자 at 2009/06/13 14:07
제 생각에도 20대에게 어떠한 자극을 주려는 의도로 쓴 글로 보이는데요. 그러한 자극에 대한 반응도 이러한 자기합리화 같은 방식으로 밖에 표출되지 않는 것이 20대의 현실이죠. '사회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식의 논리는 정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20대들은 오늘날에도 비뚤어진 사회에 적응하려고만 들면서 사회를 그렇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그렇기때문에'우리에겐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명백히 틀린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Commented by 스네이크 at 2009/06/13 14:24
야호 노력해도 아무도 안 알아줍니다.

사회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푸념하기 전에, 움직여도 안본척. 말해도 못 들은척 하면서 20대의 열정에 찬물을 끼언고 닥치고 니 먹고 살 길 걱정이나 해! 라고 하다가 이제와서 20대 왜 그러냐 하는게 문제죠.

그리고 저거 그냥 생각 없이 까는 글 맞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죠. 악담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지쳐 쓰러져있는 사람에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요.
Commented by 달려옹 at 2009/06/13 15:16
새로운것에 호기심많고 똥오줌 못가리고 순수하게 좋아보이는걸 좋아하는

10대를 보며 하악되는 로리콤들이 지금 20대를 까는거죠모.
Commented by 바라니바람 at 2009/06/13 17:53
지금 희망이라고 이야기 하는 10대들도, 언젠가는 20대가 되고..지금의 20대와 똑같은 소리를 듣게 되겠죠. 사회의 흐름을 보면 지금의 10대 역시...앞을 보며 달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딱드리게 될 거예요.

앞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의 구도와 틀에 우리는 끼워 맞춰져야 하니까요. 그리고 우리가 또 그 틀을 만들고..10대들도 우리들의 뒤를 따르겠죠.

글 잘 봤습니다. 참 많이 공감이 가요. 같은 20대라 그런지 말이예요.
Commented by 다시날자 at 2009/06/13 19:27
트랙백좀 해 가겠습니다^^;; 저도 이십대인지라
Commented by 에타 at 2009/06/13 19:36
트랙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기성세대에 반발해서 일어났다는 사람들이 정작 하는 것은 기성세대와 별차이가 없어요
Commented by leestan at 2009/06/13 20:45
트백백 해갈께요... 참 어이가 없네요..
Commented by 구름신선 at 2009/06/13 21:08
그래서 김모씨는 이런 말을 했군요...

"건투를 빈다. 졸라..."


다른 이의 말에 휘둘리지 마시고...
그저...
당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십시오.
혹시나 꿈이 없다면...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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